해안동은 노형동권 중산간 마을로 도심 속의 산간마을 도심 속의 작은학교 도심 속의 문화공간 등 작지만 알찬
따뜻한 마을이다. 80%가 농사를 짓는 도시속의 농촌마을로 오래된 설촌지역이며 마을회관과 문화의 집이 폭낭
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으며 해안초등학교가 있다. 10여년만에 300세대에서 1500세대로 갑작스런 인구유
입으로 주로 농사와 어르신들 위주의 마을 분위기에서 중 장년,청년층의 세대가 늘어나면서 마을에서의 문화활
동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상황. 마을회에서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조화로운 마을살이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해안초등학교가 분교가 되고 폐교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마을에서 셔틀버스도 만들어 주시고
해마다 기천만원의 장학금도 학교에 전달해 주시면서 학교는 점점 시내 권 아이들도 입학하게 되고 학교에 대한
마을의 애정이 입소문 나면서 다시 학교로 승격하게 된 사례이기도 하다. 상상창고soom이 해안마을과 인연이
되었던 건 육지에서 숨 조형연구소 활동을 정리하고 재충전을 위한 이주와 함께 아이들이 해안초등학교에 전학
오면서 부터 학교 옆 마을의 작은 창고에 둥지를 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엄마들도 차 한 잔
나누며 사랑방이 만들어 지면서 이야기들이 모이고 관계들이 생겨나며 생활문화활동으로 연결되었다. 2014년
해안마을의 엄마들과 함께 시작된 비비작작 상상유랑1은 (제주어로 비비작작은 낙서하듯 또는 서툴게 노는 뜯
을 담고 있다. 아이와 함께 문화의집에 놀러 온 엄마가 낙서하며 놀고 있던 아이에게 ‘비비작작 뭐하멘?’에서 만
장일치로 제목을 정했던 기억 )은 매주 저녁 가족들 저녁상을 차려 놓고 모인 엄마들의 손에서 생각하는 손으로
진화해 가면 마인드맵을 통한 마을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속 깊은 이야기들부터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으로
의 명함디자인, 제작에 이르기 까지 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정적인 그녀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들이었다.
바농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업사이클링을 고민하고 이후 마을에서 지속가능한 생활문화활동을 위한 고민을 나누
었다. 해안마을 비비작작 상상유랑 sns 페이지를 방문하면 커뮤니티라고 첫 단어가 보인다. 그 곁으로 2014년
겨울 바농 워크샵에서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졌던 삐뚤빼뚤 비비작작 상상유랑이 정겹게 대문을 장식하고 있다.
그 아래로 내려와 정보창을 열면 ‘건강한 생활문화의 확산과 마을공동체를 고민하며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해안
동을 위해~’ 라고 쓰여 있다. 건강한 생활 문화로! 따뜻한 마을공동체를! 더불어 삶의 가치를 함께 한다는 것. 그
러나 말처럼 쉬우면 참 좋으련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마을공동체! 참 따뜻하고 풋풋한 말이지만 어렵고
힘들기도 하다. 엄마의 품을 떠올리듯 자연스럽고 친근하며 공기 같은 그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동체는
상징화되고 개념화되어 마치 딱딱한 유리구슬 같기만 하다. 애정으로 관심으로 관계가 시작되고 더불어 살아가
고자 하는 그런 행복한 삶을 꿈꾸는 우리들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행복한 일상을 만
들어 가는 설레임이 시작 되는 곳, 생활문화활동은 그 일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기대하였다. 그렇게 2015년
해안마을 비비작작 상상유랑 2가 기대와 설레임 속에서 시작 되었다. 계절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다름과 차이
를 넘어 또 다른 가치와 의미를 만나는 생활문화활동은 해안마을의 잊혀져간 리생이 마을 이야기를 되살려 내고
4.3의 아픔도 다독이며 마을의 보물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에게 마을의 이야기를 전해
주는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해안기자단에게 좋은 동력이 되어 주었고 아이들의 열정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아이들은 마을이야기에 푹 빠지기 시작하였고 세모둠으로 나뉘어 활동한 어메이징 프렌즈(해안마
을의 장소에 대한 기록) 월이네기자단(태어난 달을 모아 이름을 만들고 리생이마을을 기록) 은행나무(워크샵의
첫인상이 강했던 은행나무 노란빛을 닮은 –어른들의 해안마을 유년을 기록)로 서로의. 어르신들에게 16주 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해안마을 이야기책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달식을 가졌다.

이번 생활문화활동은 단순히 책을 만들고 성과를 만드는 작업에 중요성이 있지 않다. 어르신들은 마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 속에서 자부심을 다시 한번 갖게 되었고 해안기자단은 마을의 역사와 보물들을 채집하고 기록해 가며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과정을 경험하였다. 더불어 자존감과 책임감을 함께 경험했으며 마을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마을사람들의 인식은 조금씩 변화해 가고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통해 관심과 의견들을 이끌어 내고 의지들을 모아 2015년 생활문화센터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현재 마을의 문화의 집은 생활문화센터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작은 모임으로 시작되어 마을의 의견들까지 모아내며 마을의 유휴공간을 국비지원으로 생활문화센터까지 확장시킨 좋은 사례를 만들게 되었다.

이러한 스토리와 함께 상상창고soom은 해안마을 체험관 자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상상창고soom에서 운영하게 된 서툰공작소에서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과 함께 호흡해 갈 고민들을 나누고 있다. 여성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재능으로 소통하며 제주살이의 정서적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선주민-이주민 여성들의 재능의 생산적 활동을 통해 상생하는 관계 속에서 살림의 지혜를 배우며 제주 수눌음을 배워가는 계기 또한 마련하고자 했다. 더불어 업사이클링 창작활동은 제주환경지킴과 경제활동으로 선순환 되어 여성들의 살림디자이너로써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음을 고려하며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토대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활동을 통해 마을을 이해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며 공유하는 과정을 마련, 공동체의 회복을 통한 행복한 삶의 지속가능함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써의 문화예술교육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 또한 중요한 작업이며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문화예술교육의 목표가 되지 않을까 했다. 퇴근길 차한잔과 더불어 수다를 시작하는 우리들의 머리위로 몇 번의 초승달과 보름달이 오고갔을까? 그동안 우리는 쓸모없을 것 같았 던 헌옷이며 쓰레기를 요리보고 조리 보며 다양한 상상을 했다. 가방이 되고, 수세미가 되고, 바구니가 되고, 마치 요술공작소가 되어가듯 서툰공작소는 보물들이 쌓여가고 있다. 특히 서툴던 손들이 모여 따뜻함을 나누는 작품을 짓고 있다.
서툰공작소를 만났다.

회사-집, 회사-집
지루한 일상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회사 일에 보람같은건 사라지고,
일상도 무미건조해졌다.
뭐 잼나는거 신나는거 없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고,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롭지도 않고, 열정도 부족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플리마켓에서 청바지를 이쁘게 리폼한 작은 가방을 샀다.
그리고 얼마 뒤,
일주일에 하루 화요일 밤마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서툰공작소로 향한다.
버려지는 청바지로 티셔츠로 가방을 만들고, 손뜨개 가방을 뜨고 있다.
즐거웠다.
시간은 어쩜 이리도 후딱 가는지...
삶에 樂이 되었다.
못 입는 옷가지들을 자르고 맞춰보고 서툰 솜씨로 꼬매고,
못하는 재봉질은 다른 분들의 도움도 받으며...
하하 호호 깔깔 대며 우리만의 아지트처럼 그렇게 다녔고
숙제 받아오듯 집에서도 짬짬이, 꽤 열심히 꼼지락거리기도 하였다.
비닐봉투를 잘라 만든 장바구니는 제법 그럴 듯 하고,
청바지 가방들도 각자 개성이 넘치며 훌륭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서툰공작소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소중한 인연들과 서툰 솜씨로 무언가를 만들며 가치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2017년 12월 서툰공작소에서 서툰솜씨를 자랑하게 된 이승주)

참여했던 이승주님의 글을 공유해 본다. 함께 했던 분들의 마음이 이러했을 거다. 서툴지만 진심을 다하고 서툴지만 마음을 함께 나누었던 서툰공작소 사람들 ~
2017년 짧지만 길었을 가치 있는 작업들이었고 함께 라는 의미를 되새긴 시간이었다. 더불어 다시 시작 할 나와 너의 일상, 그리고 우리의 지역,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의 오늘을 열심히 응원한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의 지향은 결국 마음을 담는 일상을 만들어가고 함께 누리며 진심을 만나는 과정이었을까?.